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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x독서]/도서리뷰

[도서리뷰:역사에세이] 유혹하는 유물들(글:박찬희/그림:임지이)

by 토요히스토리 2025.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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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역사에세이] 유혹하는 유물들 (글:박찬희/그림:임지이)

안녕하세요:)
역사 블로그 '토요히스토리' 입니다.
11번째로 인사드리는 역사 도서 리뷰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물관을 좋아하는데요!

이 책은 박물관을 사랑하는

박찬희박물관연구소장님이 쓴 역사 에세이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아름다운 유물 30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박찬희 소장님은

제가 1정 연수를 받을 때 강의자로 오셨었는데요!

좋은 강의도 해주시고 책도 선물해 주셨습니다ㅎㅎ

평소 박물관에 관심이 많던 저는

강의가 끝나고 용기를 내어 소장님께 시간을 구했고

1시간 동안 즐겁에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소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유물들을 관람하는 눈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주 보고 공부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ㅎㅎ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를 사로잡은 명품 30, 《유혹하는 유물들》!

바로 리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짧은 서평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실의 규모가 매우 크며, 무엇보다 각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유물들이 두루 전시되어 있다. 볼거리가 많은 만큼 관람하는 시간도 상당히 많이 소요된다. 어렸을 때는 유물 전체를 보려고 애를 썼는데, 역사를 공부하면서 각 박물관에서 꼭 보아야 할 유물들 위주로 보고 나오는 편이다.(요즘은 대표 유물 소개가 너무 잘 되어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니면서, 당신을 사로잡은 명품 유물 3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박물관에 가면 유물에 얽힌 역사이야기, 유물에 대한 역사적 설명에 치우쳐 유물 자체를 관람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저자는 이처럼 유물 설명문을 보기 전에 유물이 가진 아름다움을 감상해 보는 것을 권한다. 굉장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사진과 영상으로는 비교불가한 실물 자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에서 나를 유혹하는 유물들을 찾아내는 재미를 찾는다면, 박물관이 더욱 유익하고 기억에 남을 장소가 되지 않을까?

 

오르다

 - 청동 투구, 잔서완석루, 서직수 초상, 법화경 그림, 나전 칠 연꽃넝쿨무늬 옷상자, 두 반가사유상, 감산사 미륵보살입상과 아미타불입상, 물가풍경무늬 정병, 청자 칠보무늬 향로, 분청사기 상감구름용무늬 항아리, 백자 달항아리, 창조신 복희와 여와, 간다라 보살상, 녹유전각, 겐지모노가타리 화첩

 

거닐다

 - 주먹도끼, 빗살무늬토기, 농경문 청동기, 다호리 1호분 출토 유물, 호우명 청동합, 무령왕릉 왕비 관꾸미개, 가야의 갑옷과 투구, 신라 금관, 말 탄 사람 토기, 발걸이, 재조대장경 경판으로 인쇄한 경전, 한글 금속활자와 능엄경 언해본, 외규장각 의궤, 대동여지도, 대한제국 국새

 

역사 이야기

슬픈 우승자 - 청동 투구

 - 국립중앙박물관 2층 기증실에 가면 청동 투구가 있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에서 만들여졌다고 알려져 있는 이 투구는 1936년 8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가 기증한 것이다. 당시 마라톤 우승자에게 부상으로 주어졌던 이 투구가 제 주인을 찾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당시 국제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아마추어 선수에게 상품을 주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결정하면서, 이 투구는 베를린의 한 박물관으로 가게 되었다. 수소문 끝에 베를린의 샤를로텐부르크 박물관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대한체육회, 국내 언론사, 그리스 신문사, 올림픽위원회가 나서서 반환을 요청했다. 처음 독일에서는 반환을 거부했지만, 지속적인 노력 끝에 결실을 맺게 된다.

 - 베를린 올림픽 당시 24세 청년은 74세 노인이 되어 드디어 청동 투구를 받게 되었다. 1994년 손기정 선수는 더 많은 사람이 이 청동 투구를 볼 수 있도록 국립중앙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때 "이 투구는 나의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손기정 선수가 반환받은 청동 투구는 1987년 서양 유물로는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되었다.

 

사유를 사유하는 시간 - 두 반가사유상

 - 2021년 늦가을, 반가사유상 두 점만 전시하는 전시실이 문을 열었다. '사유의 방'으로 알려진 이 전시실은 명작 중의 명작을 담기 위해 반가사유상이 자리한 공간뿐만 아니라 들어서면서부터 나갈 때까지 관람객의 동선까지 고려해 치밀하게 만들었다. 21년 겨울, '사유의 방'에서 만난 두 개의 금동반가사유상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문화재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사유의 방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꼭 보고 갔으면 하는 유물이다.

 - 두 개의 금동반가사유상은 구분을 위해 '국보 78호' 와 '국보 83호'이다. 각각 6세기 후반, 7세기 전반에 만들어졌다고 추정하지만,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는지는 불명확하다.('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은 신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다) 그래서 '삼국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이 더욱 뛰어나다는 평이 있는데, 내 눈에는 두 반가사유상 모두 너무나도 훌륭했다.

왼쪽(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 / 오른쪽(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
왼쪽(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 / 오른쪽(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

 

고구려 QR코드 - 호우명 청동합

 - '고구려 QR코드'라니.. 소장님의 기발한 시각이 재미있다. '호우명 청동합'은 5세기 초 고구려와 신라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한 행에 네 글자씩 모두 4행으로 채워졌는데, 오른쪽 위부터 읽어보면 '을묘년국 강상광개토지호태 왕호우십' 이다. '을묘년'은 육십 간지 가운데 하나이고, '국강상'은 왕의 무덤이 있는 곳의 이름이다. '광개토'는 땅을 많이 넓혔다는 뜻이며, '호태왕'은 왕을 높여 부르는 표현이다.(바로 '광개토왕'임을 알 수 있다.) '호우'는 고구려에서 이 그릇을 부르던 이름이고, '십'은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열 개 혹은 열 번째라는 의견이 많다. 이 내용을 정리하면 '을묘년에 광개토왕을 위한 호우를 만들었다'는 뜻이 된다.

 - 이 청동 그릇은 신라의 수도 경주의 한 무덤에서 나왔다. 1946년, 해방 후 처음 우리 손으로 발굴한 무덤에서 나온 것이다. 고구려 광개토왕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다면 아마 신라의 유물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아무튼 호우라는 청동 그릇이 나왔다고 하여 이 무덤은 '호우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그런데 이 무덤은 415년 무렵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100년 뒤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떻게 청동 그릇이 고구려에서 신라의 무덤까지 오게 된 것일까? 지금까지 나온 추정은 415년 고구려에서 광개토왕을 기리는 제사가 열렸고, 그 때 고구려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던 신라에서 보낸 사신 혹은 고구려에 머물던 신라인이 참여했고, 제사에 참여한 신라인이 그 기념으로 이 청동 그릇을 받아 신라에 가져왔다가 100년 뒤 무덤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무덤의 주인공이 이 그릇을 귀중하게 여겼다는 사실은 관 안쪽 주인공의 머리 근처에 이그릇을 놓았다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 이처럼 '유물'은 역사의 이야기를 품는다. QR코드를 찍으면 새로운 창이 열리듯이, 유물을 통해 역사의 창을 열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확장하기(feat. 한국사 세특)

1. 교과서 속 '유물'에 담긴 역사 이야기 찾아보기

- '유물'은 시대의 역사를 품은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유물' 속에 숨겨진 과거 사람들의 수많은 콘텐츠(이야기)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2.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유물도 그렇다'

-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잠시 빌려보았습니다. 유물에 대해 '역사 지식(내용)'에만 몰두하지 말고, '유물' 자체를 천천히 감상하며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포스팅에 역사적인 오류나 문제가 있을 시 댓글로 알려주세요.

*개인적인 의견이 담겨있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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